2014년, 기아는 K7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며 하이브리드 시장에 본격적으로 도전장을 내밀었습니다. 당시 K7 하이브리드는 현대 그랜저 HG 하이브리드의 2.4L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그대로 채택한 모델로, 연비는 리터당 16km를 자랑하며 수입 디젤 세단과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와 경쟁 구도를 형성했습니다.
당시에는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대중적인 인식이 지금처럼 높지 않았고, 기아의 하이브리드 기술 완성도도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이런 이유로 K7 하이브리드는 그리 큰 판매량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수입차에 대한 거부감이 있거나 그랜저의 디자인을 부담스럽게 느낀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적인 대안이 되었습니다. 실제로 K7 전체 판매량의 약 20%를 하이브리드 모델이 차지할 정도로 나름 준수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20대가 타도 어울리는 대형 세단
1세대 K7은 2009년 출시 직후부터 주목받았습니다. 출시 보름 만에 누적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하며 준대형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죠. 특히 스포티한 디자인은 직접 운전을 즐기는 젊은 임원층과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 당시 현대 그랜저가 보수적인 이미지를 내세우며 중장년층을 공략했다면, K7은 젊고 세련된 감각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습니다.
현대와 기아는 이처럼 동일 차급 내에서 상호 보완적인 전략을 통해 그룹의 시장 점유율을 극대화했습니다. K7은 젊은 감각을 앞세워 르노삼성 SM7 등 경쟁 모델과 차별화되었으며, 지속적인 페이스리프트와 상품성 개선을 통해 소비자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켰습니다.
해외 시장에서의 K7: 기아 카덴자
K7은 해외 시장에서 "카덴자(Cadenza)"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습니다. 차명은 음악에서 연주 끝부분에 화려한 기교를 더하는 '카덴차'에서 따온 것으로, 기아의 디자인과 가성비를 강조한 전략이 돋보였습니다. 초기에는 스포티한 디자인과 뛰어난 가성비로 호평을 받으며 꽤 좋은 반응을 얻었지만, 이후 고급 세단 특유의 브랜드 밸류 부족으로 판매량이 하락했습니다.
대중문화와 K7: 드라마 '아이리스'의 PPL 효과
K7은 인기 첩보 액션 드라마 아이리스에 등장하며 소비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극 중 PPL로 등장한 K7은 기존 국산차와는 차별화된 세련된 이미지를 보여주며, 브랜드 인지도와 소비자 호감도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K7 하이브리드는 기아의 하이브리드 기술과 준대형 세단 시장에서의 도전을 보여준 모델로, 당시의 시장 트렌드와 소비자 요구를 반영한 결과물이라 할 수 있습니다. 젊은 감각과 스포티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다양한 소비자층을 공략했던 K7의 행보는 지금까지도 기아의 차별화된 전략을 떠올리게 합니다.